'2011/12'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11/12/30 곰치국,이란 게 있다 (8)
  2. 2011/12/29 보일러 아저씨와 나의 계획 (2)
  3. 2011/12/28 이런 데가 있다던데
  4. 2011/12/28 프로작 (1)
  5. 2011/12/22 평화의 기도 (2)
  6. 2011/12/13 가족여행 - 카톨릭 성지 (갈매못, 공세리, 배론성지) (7)
  7. 2011/12/08 치료 (4)
  8. 2011/12/07 곰싸움 (3)


곰치,하면 왠지
두더지가 떠올랐다
그러니까 두더지의 물고기 버전.

지인이 곰치국을 먹었다고 한다
난 요즘 부모님과 사이가 좋은데, 다 심리 상담과 약과 신앙과 나의 노력 덕분이다
아, 부모님이 항상 나를 기다려줬다는 게 먼저다
그래서 부모님과 놀러를 다니는데
어느 해안도로를 따라서 어느 해수욕장에 들어갔더니(고유명사 기억 잘 못함)
건물에 온통 곰치국, 곰치국, 곰치국, 곰치국, 곰치국, 곰치국, 곰치국, 곰치국,
하고 써 있었다
곰치국이 테레비에 나온 적이 있다고 하는데
테레비를 안봐서 잘 모르겠다
곰치국을 먹고 온 지인은
'조낸 맛있어요'
라고 했다
하긴,
그러니까 온 사방이 곰치국, 곰치국, 곰치국, 곰치국, 곰치국, 곰치국, 곰치국, 곰치국, 이었겠지

곰치국, 하면 나는 두더지국, 하고 어감이 같다
거부감이 드는 건 아니고, 오히려 먹어보고 싶기도 한데
그냥 이름에서 나는 느낌이 그렇다
두더지국을 먹어보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다
아마 오랫동안 페스코채식을 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페스코 채식을 하는 사람들은 육고기는 안먹지만 물고기는 먹는다



   
    
 

   
  

곰치 곰치 곰치 곰치 곰치










곰치가 쳐다본다






나는 채식을 안 한지 오래됐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홍초불닭을 먹기 시작했고
수년 동안 안먹은 걸 보충하려는 듯, 고기를 골라먹기 시작했고
안주도 막 고기를 시켜 먹다가
몸이 아파버려서, 실은 고기 때문에 아픈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었다

원래도 물고기는 좋아하는 편인데
아구찜도 잘 먹고 회도 잘 먹고 홍어도 엄청 잘 먹는다
그러니까 곰치국도 문제없다

하지만 굴이나 멍게는 싫다
굴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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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일러 아저씨한테 반하게 된 것은
표정 때문이었다
쫌 어디서 맞고 다닌 듯한 얼굴에 서늘하게 웃는 표정이 있는데
나는 세상에서 그거에 제일 약하다
처음 만나서 인연인 걸 알았던 사람들은 있었지만,
그냥 얼굴만 보고 반한 건 처음이다
처음이어서,
가슴께에 이름표가 달려있는지 확인도 못했고
왼손 약지에 반지가 있는지도 확인 못했고
그런 게 지금 중요한 게 아니란 걸 주위 사람들에게 인식시키는 데도 성공하지 못했다



아니지,
그 전에 할 일이 있는데
지금이 나한테는 일종의 차분한 기간, 이기 때문이다

1. 우선은 5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5월은 되어야 새벽에도 날이 따뜻해지는데, 난 요새 추위를 많이 탄다
   그리고 새벽에 밖에 앉아있고 싶다 졸린 건 싫은데 새벽냄새는 좋다
2. 일년동안 안만났던 가까운 지인들을 먼저 만나야 한다 순서란 게 있으니까
3. 한달 묵주기도 클리어... 그 정도 노력은 해줘야 손목에 십자가를 새길 수 있을 것 같다
4. 그리고서 손목에 십자가를 새긴다 빅문오빠가 있으면 좋겠지만 다른 타투이스트도 괜찮다고 한다
5. 줄어든 귀를 다시 늘린다 목표는 12mm, 좋아하는 것들을 다시 찾아서 하는 중이다
6. 약을 먹지 않아도 상태가 갑자기 나빠지지 않을거라는 확신이 있을 정도로
   약을 오래 먹은 상태였으면 좋겠다
7. 주양쇼핑 지하에 있는 빵을 종류별로 다 먹어본다 싸고 크고 맛있고 나는 빵을 좋아하니까
8. 담배를 끊는다, 오늘부로 다시 끊었다
9. 돈을 모은다 모으는 게 아니라 아낀다
10. 메모를 한다

일부러 숫자를 맞춰서 10개다

보일러 아저씨,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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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돌아온 스펙타클 청년의 페북에서 퍼왔습니다
홍대에 있대요
닭발 좋아하는데.





+

이건 개새.
사진은 불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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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작

2011/12/28 16:41 from 동선




내가 먹는 약은 프로작이다
이름은 다른데 하여튼 같은 성분이다

프로작이 효과를 발휘하기까지 3주 동안
분홍색 작은 알약도 한알, 반알, 1/4알로 줄여가며 먹었는데
지금은 안먹는다

나는 오랫동안 마음이 안 좋았고
지난 일년 동안은 몸까지 안 좋았다
봄에는 직장을 그만두고 종합검진을 받았지만 큰 이상이 없었다
천성적인 게으름과 나태함을 이겨내기 위해서 의지를 불태워 봤다가
그만 그냥 활활 타올라 버렸다
기운 빠지는 짓이다



   
  

                                                                                                              구글에서 퍼온 프로작의 좋은 이미지들




나는 병원을 두 군데 다니는데,
약을 지어주는 쪽은 상담에는 큰 관심이 없고
나는 그래서 여러모로 마음이 편하다

약을 먹으면서
주기적으로(그것도 점점 빨라지면서) 오던 무기력증과 폭식증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최소 6개월 동안은 약을 먹어야 된다는데
나는 벌써부터 약을 끊은 후가 걱정되고 있다
그런데 의사는 단 한마디,
"듣는 약이 있다는 것도 다행한 일이죠. 무슨 걱정이에요."
라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아, 다행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프로작의 대표적인 부작용 중 하나가 불면증이라는데
나는 약을 먹으면서 잠이 더 늘었다
버스에서 내려야 하는 정류장 한두개 전에도 스스륵 잠이 들어서
어딘지 모르는 아파트단지에서 내린다
밤을 새지도 못하고, 아침에도 늦잠을 잔다

의사들이 둘 다 진단한 내 우울증의 시발점은
10살 때부터다
그때부터 주기가 크긴 했지만 같은 무기력증과 같은 폭식증을 겪고 있었다

<이런 세상에서 제정신인 게 이상하지. 나도 병원가면 우울증이라고 할걸>
이라거나
<다들 그 정도는 있는거지,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마>
라고 말한 사람들 중에서 내가 진지하게 들었던 건
우리 오빠랑 오수연이 말했을 때 뿐이다
나는 사람을 가린다

의사 말에 따르자면, 나는 오랫동안 아팠었기 때문에
이제와서 뭐가 내 성격이고 뭐가 증상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나는 기억나는 시점부터, 화를 낼 때 빼고는 감정을 거의 못느끼는데
그건 증상이라고 한다
사람이 거슬려서 끝내 술을 마시지 않게 된 것도, 증상이다
그럼 거꾸로,
요즘에 부모님과 가까워지면서 기분이 좋은데
그건 약의 효과일까

세례를 받게 된 여러 경로 중 하나가,
내가 입는 옷, 내 성격, 내 말투, 내 기타등등이 결코 내가 아니고
그것들이 다 사라졌을 때 나한테 뭐가 남아있나 살짝 살펴봤더니
슬프게도 가식과 나태와 자존심이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나, 라는 건
참 다양하다
남아있는 게 없다는 건 좀 슬프지만
개운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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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기도

2011/12/22 00:33 from 크리스찬곰


주님,
저를 당신의 도구로 써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신앙을,
그릇됨이 있는 곳에 진리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두움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위로받기 보다는 위로하고,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게 하여  주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용서함으로써 용서받으며,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생을 얻기 때문입니다.


-성 프란치스코, 평화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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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부터 엄마는 입을 거랑 먹을 거를 챙기고
아빠는 갈 곳을 꼼꼼하게 수첩에다 적었다
운전은 아빠가,
운전 못하는 나는 조수석에,
아픈 엄마는 뒷자석에 누워서
아침에 출발할 때부터 눈이 왔다
눈 비스무레한 싸레기가 전에 한번 오긴 했었지만
제대로 펄펄 내리는 눈은 처음이었다

                 

고치같은 자태의 엄마                                                                  사진기를 피하시는 아빠



갈매못은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올라가보지 못했다.
삼차원입체십자가가 멋있다



가족여행에서 스타일따위는 중요하지 않은거다! 따뜻하면 제일 좋은거다!
이날 아침 엄마는 나를 위해 솜바지를 준비해놓으셨지
하지만 차마 그것만은 입을 수가 없었어
미적감각은 인간과 역사에 대한 예의라고 항상 말해왔기에



                  

공세리는 영화촬영의 배경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엄마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눈을 바라보고 계셨다
성당에 들어가서 거금 만원을 내고 감사의 기도를 드렸는데
나와보니 눈이 펄펄 내리고 있었다
                                                                           


깔맞춘 아빠 엄마



점심에는 간장게장을 먹고 저녁에는 매운낙지볶음을 먹고
차 안에서는 엄마가 개인별로 싼 과일과 떡과 달걀과 고구마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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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2011/12/08 13:48 from 동선



나는 병원을 두 군데 다니는데
하나는 한의원이고 다른 하나는 병원이다
양쪽 병원에서는 내가 다른 쪽을 다닌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제대로 다니고 있다는 건 모른다
한의원 쪽에서는 상담을 공들여해주고, 병원 쪽에서는 약을 공들여지어준다

문제라고 할 것도 없지만,
문제가 뭐냐면
나는 개인적인 얘기를 하는데 익숙하지가 않은데
이제는 일주일에 2번, 서로 다른 사람에게 반복해서 내 이야기를 해야한다는 사실이다
다행히 한의사는 인내심이 많고
양의사는 얘기보다는 약의 효과에 더 관심이 많다

주변 사람들 중에서 나더러
그냥 다들 가지고 있는 문제 같은데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는 거 아니냐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러니까 '너무 심각해'지면 안된다는 투다
내가 심각한데 왜 심각해지면 안된다는 건지도 모르겠고
매번 설명하기도 귀찮지만,
다들 가지고 있는 문제여도 그냥저냥 살 수 있는 사람한테는 문제가 아니고
그 때문에 일을 그만둬야 했다거나, 일상에 변화가 뚜렷해졌다거나, 몸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으면
문제라고 생각하는 게 정상이다

또 흥미로운 건
내가 가깝다고 생각했던 사람들보다는
오히려 한걸음 떨어져 있었던 주변의 지인들이 나의 변화를 더 눈치채고
위로를 해주고
손을 내밀어주었다는 사실이다
나는 무엇보다 그 따뜻한 손들이 너무 필요해서 심지어 독일에까지 국제전화를 걸던 중이었다
성당에서 혼자 앉아있다가 나는 그동안 무엇을 보고 무엇을 잡고서 온 건가 하는 생각에
조금 흔들거렸다

그러고 보니
항상 그 자리에서 나를 꼭 보듬어주고 계시는 아빠엄마의
품은
왜 항상 미안하기만 하고 부담이고 귀찮았을까
왜 먼저 사랑하고 기쁘고 좋다는 게 앞서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병원(들)을 다니면서 좋은 점은
엄마아빠와 처음으로 나에 대한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는 거다
그런 게 처음이라 어색해하실 줄 알았는데
우리 아빠엄마는 웬만한 변화나 충격에는 끄떡도 하지 않으신다
나랑 오빠를 키우면서 뱃속에 부처가 들어앉으셨다

+    

나는 상담을 할 때
'나에게 충격적이었던 일'을 중심으로 얘기했었다
예를 들면 10살 때 원인모를 열병으로 아팠던 거, 그리고 스테로이드를 치료약으로 복용했던 거, 그 부작용.
사실 그거 말고는 없었다

그런데 학창시절 얘기를 하다가 고3 때 대학을 안가고 동굴에서 도닦으려고 하다가 발각돼서
학교랑 집안을 뒤집어놨던 얘기가 나왔다
왜 그 이야기는 미리 안했냐며 의사가 물었다
다른 사람들은 놀랐겠지만, 그 일을 꾸민게 난데 내가 놀라고 충격받을 게 뭐람,
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나는 상당히 둔한 편이어서,
자신에게 뭐가 충격이었고 뭐가 일상이었는지 구분을 못하는 게 맞는 거 같다

그렇잖아도 상담중에는
평소라면 감정변화 없이 나열할 수 있는 10가지 이야기들 중에
유독 어떤 것들에는 격렬하게 반응을 하면서 울 때가 있다
지난주 상담 때 나는
예수님이 불쌍하다면서 숨을 못쉬게 울었고
정신이 들고 나서는 기분이 멍 했다
생뚱맞게 예수님이 그렇게까지 불쌍했었나
내 안에 누가 뭔 생각을 하면서 들어앉아있는 건지 모를지경이다
아마 그래서 내가 뜬금없이 크리스찬이 된 건지도 모른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경악을 했었는데.

그리고서 아빠가 말해서 문득 알게 됐는데,
나는 어렸을 때는 없던 고소공포증이 언젠가부터 생겼다
언젠가부터 커다란 가방에 '모든 것'을 다 넣고 다녔고
언젠가부터 얇고 뾰족한 게 무서웠다

- 다들 크고 나면 집을 떠나고 싶어해. 그래도 실제로 그러는 애들은 별로 없어.
  그런데 너랑 오빠는 그러더라. 진짜로 가더라.
라고 엄마가 말했다
아, 나랑 오빠가 그랬었구나
하지만 엄마아빠를 떠나고 싶었던 건 아니었어요

우리 부모님은 많이 괴로웠을텐데도
항상 체면보다는 나를 먼저 챙겼다
내가 고3때 대학을 안가겠다고 등교거부를 하며 버틸 때도
한발 물러서 달랑 수능성적표만 쥐어주고 또 버틸 때도
부모님 입장에서는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을 대학을 가겠다면서 우길 때도,
지금이나 그때나 학생과 학부모의 입지와 체면은 성적과 대학이름에서 나오는 것이 분명한데도
엄마아빠는 한번도 그런 의미로 속상해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나를 다그치지 않았었다
정말로 내 마음이 어떤 건지를 먼저 걱정해주셨다
나는 그걸 항상 알고 있었지만
이제서야 진실로 느끼고 있다

도움의 손길을 잡았더니
세상이 좀 넓어진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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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싸움

2011/12/07 20:28 from 공간/서울

재방송을 보는데 곰들이 마구 싸웠다

이 세상에는 마치 우주의 법칙이 제자리를 찾은 것 같은 것들이 있는데,
예를 들어,
주스는 오렌지주스
쨈은 딸기쨈
인형은 곰돌이인형

하지만 실제 곰돌이는 무서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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