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곳

2010/03/09 15:55 from 동선

우리집입니다

하우스메이트로 얻어들어갔어요





부동산 문을 열면 계단이 나오고 삼층으로 올라가면 집이 나와요

아주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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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멈춰야 한다.


      내가 사랑하는 팥죽송 <Badger Badger Badger Badger Badger Badger Badger Badger Mushroom...>








시작은 <욕망>이었을 것이다
박탈감에서 비롯된, 그래서 책임감을 잃어버린 욕망.
그걸 채우려고 사소한 이야기들이 시작되었던 건데
그게 어느새 관성을 가졌다

그래서 그걸 멈추려고 모든 것을 떠나서
모든 것을 다시 시작했는데
매순간, 찰나의 순간, 선택의 순간들마다
서로 다른 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나는 같은 선택을 했다
같은 말을 하고, 같은 태도를 보이고, 같은 시선을 주고받고,
그렇게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만들었고
그래서 다시 관성에 대해서 고민을 했고
그러다 또다시 모든 것을 떠나고 모든 것을 다시 시작했었다

순간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못보는 것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전체라는 걸 볼 줄 모른다
그래서 왜 자꾸 쳇바퀴를 돌게 되는지
해외관광을 떠나서 골목 사이에서 길을 잃고는, 왜 오른쪽으로 가도 왼쪽으로 가도 같은 골목들만 빙빙 돌고 있는건지
자기가 그러고 있으면서도 잘 이해가 안가는 것이다
옷을 입더라도 이미지는 인식하지 못하고 무늬와 색감과 비율만 보게 되고
책을 읽더라도 역사 속의 작가를 파악하는 게 아니라 작가에게 감겨있는 역사의 흔적을 본다
그리고 사람을 만나게 되면
관계는 보지못하고 눈빛 따위에 집착하게 된다

이상하게도 열정적인 사람들 앞에서는 항상 구토를 했었다
아무 이유가 없어도 나는 그들을 견디지 못했다
하지만 서늘한 눈빛을 가진 사람들은 좋았다
서늘한 손길이나 나를 바라보는 서늘한 표정도
좋았다
그런 건 심장 위치에 각인이 되어서 오랫동안 남는다
그들이 손을 내밀지 않으면 내가 손을 내밀었고
혹은 그 반대였고,
서늘한 우리들은 한번 부딪혔다가 스쳐지나갔다
구경꾼 둘이 모이면
아무런 쑈도 일어나지 않는 법이다
대신 열정적인 쑈꾼들을 만나 토악질을 실컷하는 쪽이 정상이다

며칠전, 술자리에서 점점 기운을 잃어가고 있었는데
문자가 왔다
삼백년 만에 보낸 문자에서
그는 나의 근황이 아닌 자신의 근황을 내게 물었다
나는 그것이 계시라고 생각하고 그 앞에서 고해성사를 늘어놓았고
다음날 술이 깨고 많이 후회했다
하지만 말이 길어진 것이 안타까웠던 거지 말을 했다는 사실 자체를 후회했던 건 아니다






이제 그만.
독서도 공부도 생각도 일도 사람도 술도 다 그만.
그만그만그만그만

프로페셔널한 현대 사회인은
사생활에서는 술을 덜 먹고 운동을 많이 하는 방향으로,
일에서는 바쁘고 열정적으로,
그리고 잠은 자기 집에 딱딱 들어가서 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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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근황

2010/03/06 11:50 from 공간/서울

나는 요즘 직장에서 술을 자주 마신다
내 기준으로 볼때 <자주>다
재밌는 일들이 많지만,
그래도 고민이 많다

내가 이러고 다니는 거에 고민이 많다

이런 것도 이제 어젯밤 회식으로 끝인데
마침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는 나답지 않은 일을 참 잘하는 것 같다

아니, 나답지 않은일, 이라기 보다는
안해봤던 일을 참 잘하는 것 같다

아니, 나답지 않은 일인 게 맞다

이를테면,
어떤 상황에서
<아니 뭐 그럴거 까지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음 뭐 하지 뭐> 하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보통 때>라면 <아니 뭐 그럴거 까지야>라고 하면서
그게 곧 나의 생각이고 나의 자태이고 나의 성격이자 나자신과 남들 모두에게 보여지는 나다운 나라고 생각했을텐데,
직장생활을 하면서는 <음 뭐 하지 뭐> 라고 생각하고, 실제로 그렇게 행동하면서
그게 그동안 잘 데리고 있었던 나 자신에게 누를 끼치는 일이라는 생각이 별로 안드는 것이다

내가 <음 뭐 하지 뭐> 하는 대답을 할 때는, 뭔가 주어진 상황이 있다는 얘긴데,
실제로 그런 상황을 나한테 던져주는 사람이 있다
내가 그 사람 말에 긍정적인 쪽으로 반응하는 것은, 당연히 그에 대한 애정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나를 잘 아는 가까운 지인이 한명만 근처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던 식으로 뭔가를 했다가 돌아오는 후회는 감당이 되지만
안하던 걸 어쩌다 선택했을 때 오는 자괴감은 말로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나도 나다운 걸 지키고 싶고 관계에서 그런 게 중요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뭘까
이것도 내가 원해서 한 일, 저것도 내가 원해서 한 일.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꽤나 오랫동안 나는 전혀 나답지 않은, 그러니까 익숙하지 않은 일을 참 잘 해왔고
거기에 대해 별로 신경이 쓰이지도 않았고
그러다 문득 정신이 들면서
나는 단호하게 내 생활로 돌아가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그러면 큰일이 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계기도 있으니
얼른 돌아가서,
만나야 할 사람들을 만나고
해야할 일을 해야한다

갑자기 길을 잃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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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버릇

2010/03/03 21:32 from 아랍의 꽃저녁

                                                                               by    Abd A. Masoud
암만 출생이며
현재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살고 있는
Abd A. Masoud씨의 작품


<인간은,
알지 못하는 것, 이해할 수 없는 것, 기존 관념으로 해석되지 않는 것을
적으로 여긴다>





네.
나를 포함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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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교훈

2010/03/03 21:21 from 공간/서울

적당히 할 줄 알아야 한다

<적당히 하는 것>의 반대는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하던대로 하는 것>이라는 걸
오늘 알았다

게다가 난
열심히 하지도 않는데.

하던대로 하지 말고
적당히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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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의 최근곡 <밤잠>

2010/03/01 03:41 from 놀기



광대가 이 노래를 멋지게 부른 다음에
- 이건 이름씨를 위한 곡이야
라고 말하길래,
내가 이름씨를 돌아보면서
- 이름씨 불면증이에요?
하고 물어봤더니,
이름씨는 빙글 돌아누우면서 이불을 덥석 움켜쥐면서 고개를 휙 돌리면서
- 전 불면증따윈 뭔지도 몰라요, 평생 숙면만 취해왔어요
라고 말했다

이름씨 거짓말은 너무 티가 난다




밤잠                                                            by 광대

남들도 못자는지 나만 못자는지
시간이 껌딱지처럼 가지를 않네

...

전화를 걸어서 푸념을 해볼까
이 시간에 깨어있는 사람 있을까
아니 그 전에 전화 걸 사람 있을까

잠도 안오는데 친구도 없네

...






+







그리고 오늘
광대가 꼭두 <지영>이를 깎아줬다
좋은 나무와 칼은 이름씨가 제공해준 거다
나는 너무 기분이 좋아서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섬>에 가서 맛있는 녹두볶음을 먹었다
가슴이 계속 두근두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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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것들

2010/03/01 03:17 from 공간/서울



내가 진지하게 이해하지 못하겠는 부분은 이거다
어떤 객관적인 논리관계가 없는 '상식'이라는 건 도대체 어느 범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걸까

예를 들면 이렇다
주름살은 나이의 상징,
그러니까 주름살을 없애면 어려보일 거라는 건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앞머리에는 어떤 객관성이 있어서
앞머리를 내리면 어려보이게 되는 걸까

나는 얼마전에 난생 처음 앞머리를 내렸다
<난생 처음> 하는 건 큰 마음을 먹었다는 뜻이다
직장에서 중요한 행사가 있던 기간이었고
나는 단정해보이고 싶었다
더풀거리는 앞머리를 모아 내리면 단정할 거라는 객관적인 거지
<앞머리를 내리면 애같아 보임> 이란 것이 있을 줄 누가 알았을까
그리고 더 가슴이 아픈 대목은
많은 사람들이 마치 그것은 원래 그런 것이어서 당연히 알았어야 하는 것처럼 얘기하는 바람에
이미 상처받은 나에게 위로 대신에 더 큰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이다

난 <난생 처음> 앞머리를 내린 것이기 때문에
이 얘기를 평생 울궈먹어도 괜찮다
평생 울궈먹을 작정이다


좋아요.
지금 머리가 마음에 든다
내가 요즘 날카로워져 있는 것이 맞다

난 오십만원어치 정장을 샀고 그걸 돌려 입으며 일주일 째 출근하던날 히피같다는 말을 들었고
과감히 정장을 포기하고 평소 입던 츄리닝을 입었을 때 이미지에 변화가 별로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

아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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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조우

2010/02/28 13:27 from 공간/서울


 

술을 잔뜩 먹고
또 술을 먹으러 어느 집에 갔다가
<털없는 원숭이>랑 <배꼽>을 만났다
게다가 <배꼽>은 옛날 자태 그대로.

아 반가웠어
반가웠어

그래서 오늘은 감성적인 샤핑을 하게 됐고
중고 책을 팔만원어치나 질렀다



+



요즘 술은 쉽지가 않다
직장생활도 쉽지가 않다

나는 며칠 전 밤거리를 뛰어다녀야 했다
집으로 가려는 사람을 붙잡아서 집에 가려는 차에 태우는게 내가 할일이었는데
집에 가겠다는 사람이나 차에 타고 있는 사람이나
둘 다 집에 갈 생각은 사실 없어보였다
<서로 좋아하는 사이>이기 때문이다
뛰는 거 힘든데.

그래서 담배를 한대 피웠다
해장국도 먹었다
커다란 테레비도 있었다

가야할 곳이 있었는데 그날은 왜인지 문이 잠겨 있었다
문을 두드려보았지만 아무 대답이 없었다
대신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윗집 개가 같이 짖었다
사람들을 깨울까봐 그냥 돌아서야했다
벌써 아침이라 버스가 다녔고
나는 기분이 매우 이상해졌었다




좋은 노래
유투브에 들어가서 좋은 비디오를 찾아보았다




 


Have You forgotten                                           by Red House Painters      
 

I can't let you be
cause your beauty won't allow me
wrapped in white sheets
like an angel from a bedtime story
shut out what they say
cause your friends are fucked up anyway
and when they come around
somehow they feel up and you feel down

when we were kids
we hated things our parents did
we listened low
to casey kasem's radio show
that's when friends were nice
to think of them just makes you feel nice
the smell of grass in spring
and october leaves cover everything

have you forgotten how to love yourself?

I can't believe all the good things that you do for me
sat back in a chair
like a princess from a faraway place
nobody's nice
when you're older your heart turns to ice
and shut out what they say
they're too dumb to mean it anyway

when we were kids
we hated things our sisters did
backyard summer pools
and christmases were beautiful
and the sentiment
of coloured mirrored ornaments
and the open drapes
look out on frozen farmhouse landscapes

have you forgotten how to love your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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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직조의 장인, 재일조선인 서경식이 짠 양탄자가
제일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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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나씨>와 친구다
우리는 대학 다닐 때 같은 교양수업에 같은 조였다
내 기억에는 트랜스젠더가 발표주제였던 것 같다

10년이 지나서 문득 <한나씨>를 다시 만났다
<한나씨>는 <레슬리씨>와 함께 살고 있었다
둘은 곧 홍대 근방에 멋진 이층 원룸으로 이사를 갔고
때때로 하우스 파티를 열고 있다

언젠가 한번 갔던 파티파티에서
꽤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돼서 누가누군지 기억이 잘 안나는데,
<수진씨>라는 고요하면서 파워풀한 아가씨가 있었다
난 모두의 얼굴과 이름과 세부사항들이 헷갈렸다

<레슬리씨>는 아주 멋진 곡들을 만들고
아주 멋진 목소리로 노래를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곧 세계적으로 대히트를 할 예정이다
다만, <레슬리씨>에게 한가지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너무 수줍어서 공연때 관객들이 있으면 안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한나씨>와 <레슬리씨>와 <수진씨>가 모여앉아서
온라인 가상세계를 이용하기로 했던 듯 하다

그리고 곧,
멋진 꼴라보 영상이 등장한다




꼭, 끝까지 보시고 감상문을 남겨주세요.




Your Car from Leslie Early on Vimeo.

 

music by Leslie Early
myspace.com/leslieearly

animation by Soojin Kwon
suenos.co.kr

(한나씨 블로그에서 퍼옴. 한나씨 블로그는 살금살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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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결심

2010/02/14 19:36 from 동선


새해의 단호한 결심을 들어보자


1.
화끈하게 금연
어느모로보나, 담배를 끊지 않으면 곧 죽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한번에 끊는 편이 좋을 것 같다


2.
샤핑샤핑샤핑 정기적인 샤핑
샤핑은 나의 활력소
샤핑은 나의 우황청심환
미적인 감각이 시들해지면 인간과 역사에 대한 예의도 서서히 잃게 된다는 걸 배웠으니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꾸준히 샤핑을 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3.
오전에 일어나기
오전시간에 잠을 자버리면
내 인생은 회사에서 시작해서 회사에서 끝나게 된다
그러면
절대 안돼.




어쨌든, 새 날을 시작하는만큼
태곳적에 듣던 노래 My Sharona를 잠깐 들으면서,


노래를 다 들었으면
계속해서, 나의 새해 소원들



4.
콜렉션 확대
지포라이터 50개
멋진 내용이 가득한 공책 3권
고양이 나오는 동영상 삼백개


5.
올 해는 문신 두 개 추가
곰돌이 한마리
그리고 머릿속에 '정신차리고 살자'


6.
올해는 연애를
갖고 싶은 걸 가져서 이제 아쉬운게 없으니
연애나 한번 해볼까
올 한해는 키스를 한 삼백번 정도 해야겠다


7.
태국에 꼭 가기
결혼한 친구들에게 꼭 가겠다고 얘기했을 때만해도
꼭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왠지 단호한 기분.


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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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안녕, 오랜만이에요


그래 내 친구, 내 동지, 내 형제, 내 사랑
오랜만이야
물어보기 전에 미리 얘기하자면,
나는 하루의 반은 착한 학생으로 지내고 있고
나머지 반엔 술에 취해있어
말하자면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인데.
그래서, 어떻게 지내?


나는 세상이 변할 거라고 믿는 사람들을 만났었어요
오랫동안 그들과 함께였지만 그들 중 하나는 아니었죠
그리고 이번에 나도 그들 중 한명이 되기로 했어요
또, 중요한 건 내용이 아니라
그저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이란 것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사랑에 빠졌죠

                               
                                                                            


많은 일들이 있었네
그들은 어떤 사람들이야?



그들은 어디에나 있어요
여기에도 있고 저기에도 있고 사방팔방에 있죠



그렇군
해보고 그럴듯하면 나에게도 말해줘
나도 해보게

                                                                


아뇨, 그럴듯 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정신건강에는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다시 말하지만, 전혀 그럴 듯 하지는 않아요
그리고 사랑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나는 사람들을 더 사랑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때로 그의 논리를 참을 수 없을 때가 있어요
그러면 난 그걸 피하려고 술을 마시죠
그럼 술에 취하고
술에 취하면 다시 사랑을 느끼게 돼요
무한반복이에요



아...

                                                                      





바쁜가봐요
알고 있겠지만, 어떤 경우에라도
당신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요
특히 일하는 중이었다면
아닌가요?



아니야
지금은 오후 네시이고 이제 막 일어났어
그리고 한 시간 있다가 약속이 있어
그리고 특히 사랑에 빠진 너의 이야기라면 들어야겠어



아, 일요일이었지
하지만 내 얘기는 길어요
밤을 새야할 거에요
그러니 다음 주에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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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거

2010/02/05 10:27 from 공간/서울

머리를 잘랐다
난생 처음 앞머리를 내렸다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런거다



시대가 변했다
나와 접한 지점만을 보고 있었는데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난 집으로 가는 시장통 한 가운데 서 있었다

각자가 자기들이 접한 곳만 바라보고 그렇게 살아도
세상은 변한다


난 반항을 해본 적이 없다
반항할 이유도 마땅히 없었다
나처럼 희망을 믿지 않는 사람은
혁명같은 것도 꿈꾼적이 없다

하지만 좀 이상할 때가 있었다


북극곰도 그랬겠지
어느날 자고 일어나니 빙하가 없어지는 그런 건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http://www.youtube.com/watch?v=5-EU-Xwm7RY






The Pretender                                      by Foo Fighters (2007)

Keep you in the dark
You know they all pretend
Keep you in the dark
And so it all began

Send in your skeletons
Sing as their bones go marching in... again
The need you buried deep
The secrets that you keep are at the ready
Are you ready?

I'm finished making sense
Done pleading ignorance
That whole defense
Spinning infinity, but
The wheel is spinning me
It's never ending, never ending
Same old story

What if I say I'm not like the others?
What if I say I'm not just another one of your plays?
You're the pretender
What if I say that I'll never surrender?

What if I say I'm not like the others?
What if I say I'm not just another one of your plays?
You're the pretender
What if I say that I'll never surrender?

In time or so I'm told
I'm just another soul for sale... oh, well
The page is out of print
We are not permanent
We're temporary, temporary
Same old story

What if I say I'm not like the others?
What if I say I'm not just another one of your plays?
You're the pretender
What if I say that I'll never surrender?

What if I say I'm not like the others?
What if I say I'm not just another one of your plays?
You're the pretender
What if I say that I'll never surrender?

I'm the voice inside your head
You refuse to hear
I'm the face that you have to face
Mirrored in your stare
I'm what's left, I'm what's right
I'm the enemy
I'm the hand that will take you down
Bring you to your knees

So who are you?
Yeah, who are you?
Yeah, who are you?
Yeah, who are you?

Keep you in the dark
You know they all pretend

What if I say I'm not like the others?
What if I say I'm not just another one of your plays?
You're the pretender
What if I say that I'll never surrender?

What if I say I'm not like the others?
What if I say I'm not just another one of your plays?
You're the pretender
What if I say that I'll never surrender?

What if I say I'm not like the others?
(Keep you in the dark)
What if I say I'm not just another one of your plays?
(You know they all... pretend)
You're the pretender
What if I say that I'll never surrender?

What if I say I'm not like the others?
(Keep you in the dark)
What if I say I'm not just another one of your plays?
(You know they all... pretend)
You're the pretender
What if I say that I'll never surrender?

So who are you?
Yeah, who are you?
Yeah, who ar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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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날들

2010/02/01 09:33 from 공간/서울
천장에 달려있는 앵무새
벽에는 호랑이들

그리고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선인장들이 있었다

전구를 켜 놓으면
벽에 한무리의 선인장 그림자가 생겨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나오는 노래들이 낯설었다
말투도 달라졌다
나도 많이 달라졌다고, 사람들이 말했었다
기억이 안나서 세어봤더니
오년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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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날

2010/01/31 14:36 from 공간/서울

뭔가 발밑에 턱, 하고 걸린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정장을 사고 화장도 했다
어떤 옷은 출근을 한 후에조차도 조용히 갈아입어야 한다는 것도
이젠 감을 익혔다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이 이유인 것 같아서
고기를 먹기 시작한 지도 두 달째다
물고기와 닭튀김을 선택해야 되는 순간이 오면
굳이 닭튀김을 선택했다

옆자리에 앉는 아주 멋진 아가씨의 자태를 보고 배우려고
관찰하면서 따라하기 시작했는데,
내가 그런다는 것을 한달만에 모두가 눈치챘다
아니면 내가 먼저 말을 해버렸던가




그러면 나아질 줄 알았다

아니, 나아지는 게 아니라 좀 달라질 줄 알았다



그렇게나 애를 쓰던 것이 나의 불찰로 다 소용없어지고
결국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보는 눈길과 미소를 마주하게 되었는데,
나는 외로웠지만 왠지,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사람들이 나를 그렇게 길들였다는 얘기를 이론군이 한 적이 있다
나는 내가 웃겨서 웃음이 나왔다



어젯밤에는 삼백년만에 조커레드에 갔었다
스크류드라이버 서른잔을 먹고,
아니, 소주에 오렌지 주스를 섞은 것은 집에서도 먹을 수 있는 것이니 됐고,
뽕을 잔뜩 넣은 브라에 홀터넥을 입고,
아니, 집에서 홀터넥을 입을 때도 어차피 뽕은 잔뜩 넣어야 하니까 그것도 됐고,

아, 맞다 좋은 음악이 있었다
너무 좋아하는 옛날음악들을 들으면서 춤을 췄다
뭐라더라,
아주 좋은 전자음악

그리고 좋은 지인과 함께 있었다
생각하면 이루어지는 바람에 쇄골뼈 근처에 칼자국같은 화상흉터가 생겨버린 아가씨인데
그 기운이 너무 강한 바람에
나까지도 영향을 받아버렸다


이상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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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시를 받은 광대

2010/01/22 13:29 from 공간/서울


광대에게서 전화가 왔었다
며칠 전 일이다

광대가 5년 전 쯤에 홍대에서 살 때
한겨울이었고
이불을 털고 있었는데
홀연 나비가 한마리 날아갔었다고 한다
한겨울에, 아무리 생각해도 마법같은 일인데,
하지만 워낙 시크한 광대는
마음을 쓰지 않고 넘어갔다

그리고 지금 광대는
망원동에 있는 옥탑에 살고 있다
올겨울은 추워서 변기가 얼어서 잠시 고생했었다
그리고 그 날은 열심히 변기를 녹이고 있는데
그만
부엌에서 무당벌레가 나온 것이다



두 번의 매직.



나는,
당장 이름씨와 함께 여행을 떠나, 라고 말했고
광대는 아마도
여행을 떠날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에 대한 얘기를 했던 것 같다

해가 바뀌었고
설날이 지나면 음력 해도 바뀌게 된다
두 번이나 계시를 받은 광대는
대박이 터져 백만장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 외 다른 것들은 그다지 아쉽게 살지 않았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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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고 다니는 가방이 무거워서 허리를 구부정하고 땅을 보면서 걷는 편인데
어젯밤 퇴근 길에는 너무 추워서 문득 고개를 들었다

새로 이사간 집으로 가는 길에는
시장이 있고
그동안에는 집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에만 바빠서 몰랐는데
돌아보니 눈에 들어오는 문닫은 점포들이 갑자기 낯익었다

지금 살고 있는게
나중에 떠오를 때면 어떤 내음과 이미지들과 느낌으로 남을 수도 있는 것을,
주위를 둘러보지 못하는 바람에 그걸 하마터면 놓칠뻔 한 것 같아서
마침 그 날, 추워서 고개를 들게 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이사간 집은
계단 밖에 있는 대문이 대박이다




직장이 숨막혀서 죽을 것 같았고
하지만 사람들이 다 좋아서 딱히 탓할 곳도 없었고
긴장이 풀리지 않아서 걷는 것조차 어색했었는데,
마음이 가는 한 사람 덕분에 갑자기 모든 것이 안정됐다

이론군의 말이 맞다
결국 광경에도 감흥이 없고, 맛이나 소리도 잘 구분하지 못하고, 기억력도 없는 나같은 사람한테는
어떤 의미 있는 사람만이 그 외의 세상과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전화비가 8만원이 나왔다
난 전화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데.
게다가 전화를 많이 쓴 것도 아닌데.
뭔가 이상하고 기운이 없다
술값은 그다지 아깝지 않은데, 전화비는 아깝다
게다가 난 쓰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는 전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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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조롱'이나 '희화화'뿐이 아니라
그것을 가능하게 한 빽그라운드 이미지다

시대 속에 화석이 되어야 하는 '아랍'의 고정된 이미지는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니 실제로 화석이 되어 있는 것은
아랍 세계가 아니라 그들을 바라보는 서양의 대뇌피질인 것이다

인종의 용광로라, 문화의 혼합이라 말하지만
그 역시도 익숙한 것들 사이에서 뿐이다
그 많은 인종과 종교와 문화의 만남에서 배운 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랍과의 조우에서 어색함을 참을 수 없었던 서양은,
베일너머로 보이는 야릇한 에로티시즘과
지글지글 태양아래 수염을 달고 깊은 눈매로 노려보는 전사들의 야만성, 이란 이미지들을
'창조해냈다'

많은 미국인들을 웃겼던 국민가수 레이 스티븐스의 뮤직비디오인데
그들에게 이건 희화화라기 보다는
할리우드 영화에서 액션찍다 죽어가는 엑스트라조차 툭툭 던질 수 있는
그런 전형적인 미국의 여유이자 조크 정도이다
그리고 마지막엔 이렇게들 말한다
'그래, 웃어보자구. 이게 진정한 아랍의 모습이라니까. 하.하.하.'

현실적이지도 않고 여유있어보이지도 않는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닌 싸구려 감수성인데,
문제는 그거 주류라는 거다










Ahab the Arab                                    by Ray Stevens

Let me tell you about Ahab the Arab
The sheik of the burning sand
He had emeralds and rubies just drippin' off 'a him
And a ring on every finger of his hand
He wore a big ol' turban wrapped around his head
And a scimitar by his side
And, every evenin', about midnight
He'd jump on his camel named Clyde, and ride

[Spoken] Silently through the night to the sultan's tent where he
would secretly meet up with Fatima of the Seven Veils,
swingingest grade "A" number one US choice dancer in
the sultan's whole harem, 'cause, heh, him and her had
a thing goin', you know, and they'd been carryin' on
for some time now behind the sultan's back and you
could hear him talk to his camel as he rode out across the
dunes, his voice would cut through the still night desert
air and he'd say (imitate Arabic speech and finish with "Sold! American)
which is Arabic for, "Stop, Clyde!"
and Clyde'd say, (imitate camel sound), which is camel for, "What the heck did he say anyway?"

Well, he brought that camel to a screechin' halt (verbal screeching sound)
In the rear of Fatima's tent
Jumped off Clyde, snuck around the corner
And into the tent he went.
There he saw Fatima layin' on a zebra skin rug
With
[Spoken in falsetto and possibly with female backups] "Rings on her fingers and
bells on her toes and a bone in her nose ho, ho."

[Spoken] There she was, friends, lyin' there in all her radiant
beauty, eating on a raisin, grape, apricot, pomegranate,
bowl of chittlin's, two bananas, three Hershey bars,
sipping on a RC co-cola listenin' to her transistor,
watchin' the Grand Ole Opry on the tube, readin' a Mad
while she sung, "Does your chewing gum lose
it's flavor?" Yeah, Ahab walked up to her and he say,
(imitate Arabic speech), which is Arabic for "Let's twist
again like we did last summer, baby.!!" Ha, ha, ha!!
You know what I mean! Whew! She looked up at him from off the rug,
give him one of the sly looks,

She said (suggestive giggles, then outright laughter) "Crazy, crazy, crazy baby!"

('round and around and around and around, and around and around and around)

Yeah, and that's the story 'bout Ahab the Arab
The sheik of the burnin' sand
Ahab the Arab, the swingin' sheik of the burnin' s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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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분이 좋지 않다

잘못한 건 없고 잘못된 것도 없는데
뭔가가 잘 맞지 않는다
불편하다
불편하다보니 만족스럽지 못해지고
만족스럽지 못하니까 초라하고
초라하니 조급해진다


난 그래도 이게
제자리걸음같은 내 생활에
서른살 방점 찍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부정적이지는 않다
아직까지는 스트레스는 심하게 받지만 상처를 받고 있는 건 아니다


그리고 새로운 롤플레잉
해본 적이 없었던 역할들,
상황에 필요해서, 이기도 하고
상황이 자연스럽게 세팅이 되어서, 이기도 한데
의외로 많이 어색하진 않다
없던 면이야 애쓴다고 나올 수 있는 게 아니니
지금 보여지는 내 모습도 어딘가 있었던 내 모습인게 맞을 거다


그렇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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뱉어진 말은 주워담을 수가 없다

이미 눈빛을 보냈다면
그것도 주워담을 수 없다

나쁜 자태 뿐만 아니라 어설픈 자태도
당사자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것도 돌이킬 수 없다



그래도 살아 있다면 기회는 있겠지, 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게 절대 없을 기회라고 하더라도 그렇게 된다






그러니까 아무리 양력설이라고 하더라도 새해가 바뀌기 전에는
돌아가신 분들을 기억하는 게 좋지 않을까
살아있는 우리들에게는, 절대없는가능성 같은 거라도 있으니까요

멋진 노래를 부른 Vic Chesnutt도,
일년 만에 벌써 또 잊혀지는 팔레스타인, 가자도,

또 모두가 다 아는 그런 사람들도
아무도 모르는 그런 개인적인 기억들도


안녕안녕안녕
Vic Chesnutt의 멋진 노래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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