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성질이 더럽습니다
어쩌다가 문득 성당에 다니게 된 다음부터는 매일 밤 나름 기도도 하는데,
대개는 성질이 더럽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내 성질이 더럽다보니 사람을 어려워 합니다
실은, 사람을 무서워합니다
상처를 준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내가 상처를 받는 거였고,
내가 상처를 입었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내가 송아지 망아지였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착하고 얘기도 잘 통하고 취향도 비슷한데
스쳐지나갑니다
무례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영향력 백프로 중에서 한 영쩜삼프로 정도라고나 할까
그런데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스윽~ 하고 들어갈 수 있는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나에게는 흔치 않은, 그래서 특별한
정다운 지인들입니다
어쩌다가 그 비율이
한국인 대 아랍인 수치가 비슷합니다
항상 싸잡아서 '아랍인'이라고 불러서 죄송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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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고 사랑스러운 아다니아
7월에 결혼을 합니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이는 게 좋은가 하면,
'아니 이럴 수가! 아다니아가??!! 결혼을??!!'
이러면 가장 적절합니다
세상은 놀라운 일로 가득합니다
불행히도 저는 참석할 수 없습니다만, 곧, 만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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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바그다드에 사는 하이셈은 아버지가 아프십니다
아버지를 사랑하는 하이셈도 몸과 마음이 아픕니다
나는 그 모든 일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할지라도
그렇게나 착하고 그렇게나 다정한 사람들이
이 시간을 잘 받아들이고, 힘들어 하되 잘 견디고,
그래서 또 시간이 지난 후에 그걸 다 품은 사람이 되어 나를 안아주었으면 하고
기도합니다
내가 안아주겠다고 기도하지 않는 이유는,
내가 아직 그럴만한 사람이 못되는 것 같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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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라말라에서 항상 열심히 일하는 아메르
나와 같은 곰 가족입니다
나는 아메르를 돕(곰), 이라고 부르고
아메르는 나를 돕바(여자곰;;), 이라고 부릅니다
오늘 아메르는 라말라에서 다른 친구와 얘기를 하다가
왜 자기가 곰이 되었는지를 설명하다가
우리가 팔레스타인에서 함께 놀던 날들을 생각하다가
나더러 당장 팔레스타인으로 날아오라고 했습니다
난 아마도, 아랍어를 배우러 시리아 대신 팔레스타인으로 가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린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서 각자의 송아지꼴 망아지꼴을 보게 되더라도
서로를 용서하기로 굳게 남매의 약속을 맺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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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에 사는 조하는 팔레스타인 가자 출신입니다
2년 전 전시회를 열 때는 노르웨이에 망명자로 있어서 올 수가 없었는데
이제 세계 어디든 갈 수 있게 되었지만 난 조하를 초대할 돈도 인맥도 정보도 없습니다
나의 비사교성과 어설픈 능력이 이렇게 후회될 줄 몰랐습니다
처음 조하를 만났을 때, 난 파리에서 체류하는 4일 중 이틀을 그와 연락이 안돼서 열이 잔뜩 나 있었고,
하지만 그건 내 잘못으로 그랬던 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만나자마나 성질성질을 부렸었는데,
조하는 내게,
'잠깐, 우선 인사 먼저 하고.'
라면서 끌어안고 양쪽 볼에 입을 맞춘 다음,
'오케, 그래서 뭐라고 했었지? 계속해봐."
라고 말했습니다
조하를 만난 건 파리에서 이틀 뿐이었지만
그는 자기를 감출 줄도 모르고, 몸을 사릴 줄도 모르고, 체면을 유지하려고 뻗댈 줄도 모르고,
이틀 동안 나에게 무한한 우정을 보여주었습니다
나는 세상에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게 신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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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 있는 아부엘리야스도 가자 출신입니다
그는 멋지고, 재밌고, 똑똑합니다
나도 멋지고 재밌고 똑똑하기 때문에
가끔 그와 얘기하면 다른 의미에서의 나자신과 대화를 하는 기분이 듭니다
나는 진정 그를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연애하는 종류의 사랑 따위는 애인이 생기면 그와 할 예정이고
아부엘리야스에게 내가 바치는 사랑은
뭐랄까, 그리움 같은 겁니다
나는 쉽게 가지 못하는 먼 곳에 내가 그리워 하는 사람이 있는 게 좋습니다
그는 원래 술과 약과 커피와 담배에 취해 있었는데,
지금은 그 모든 것을 끊었기 때문에 우리는 만나면 아마 어색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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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은데
오랫동안 동굴에서 병치레를 하며 보냈다가 오랜만에 나와보니
기분이 무지하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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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M GOM LOVER 트랙백 0 :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