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리씨가 <제플린러시>에서 또 공연을 했다
난 역시나 또 못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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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모모씨에게서 전화가 왔다
- 나 곰을 봤어요
난 그 말이 <진짜 본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술에 취했거나 잠결에 몽롱하게 나를 떠올렸다는 말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녀는 단호했다
- 네, 곰을 봤어요
-나를 봤을 리가 없어요
그럴 리가 없어요
내가 거기 갔을 리가 없어요...
,라는 말들이 안나온 건 아닌데 입밖으로 나오면서 그럭저럭 뭉개졌던 것 같다
-왜냐면 참지 않았거든요
그에 대한 건 기억이 가물가물해요
지금 내 반경 안에는 그의 자취가 없어요
,라는 말들은 입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건 모모씨에게 할 말이 아니고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익명의 사람들 앞에서 헤프게 해야할 말이기 때문에
나는 다만 그날,
이태원에서 놀다가
술에 잔뜩 취했고
필름이 끊겼을 뿐인데.
나는 왜 거기 있었던 걸까
궁금해서가 아니라 신기해서 생각이 오래 간다
모모씨는 졸려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나는 그녀의 목소리와 말투와 전화를 끊을 때 인사가 마음에 들었다